SG연기아카데미 이승희대표 언론인터뷰
  • 작성일2013/11/0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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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donga.com/3/all/20130903/57434581/1

화려하지는 않지만 청순한 이목구비를 가졌고, 카리스마는 없지만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배우 이보영에 이어 ‘시청률의 여왕’으로 주목받는 문채원(27) 얘기다.

그는 2011년 ‘공주의 남자’(최고 시청률 24.6%)와 지난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18.3%)에 이어 올해는 ‘굿닥터’(19%)에서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AGB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모두 KBS 드라마들이다.

사실 문채원은 뚜렷한 캐릭터가 없는 배우다. 요즘 대세인 V라인 얼굴형도 아니고, 자로 잰 듯한 절세미녀도 아니다. 연기력 논란도 따라다닌다. 그럼에도 그가 나오는 드라마는 왜 모두 뜨는 걸까.

전문가들은 ‘도화지 같은 말간 얼굴’을 문채원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다. 특별히 미모가 부각되지 않고, 뚜렷한 캐릭터가 없다는 점이 맡은 역할을 표현하는 데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극중 캐릭터가 아니면 인간 문채원이 어떤 캐릭터인지 정확히 정의할 수가 없다. 맡는 배역마다 원래 자신의 모습인 것처럼 잘 흡수한다”고 평가했다. 이승희 SG연기아카데미 대표는 “청순하면서 도도한 것 같지만, 백치미도 있다. 좀 더 연기력이 발전하면 ‘천의 얼굴’을 가진 전도연처럼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점도 문채원의 강점으로 꼽힌다. 짧은 대사 하나에도 눈빛 표정 호흡의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극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느리고 또박또박하게 책을 읽는 것 같은 말투는 다소 투박하지만, 여기에 눈빛과 표정이 더해져 가식적이지 않고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안혁모 IHQ연기아카데미 원장은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는 책 읽는 듯한 말투 때문에 그동안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 아직까지는 말소리만 들으면 그의 연기는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지만 큰 눈망울에서 나오는 눈빛이나 표정 연기를 합하면 90점으로 올라간다”고 했다.

무난한 이미지와 탄탄한 기본기는 상대 배우와의 케미스트리(화학작용)를 극대화한다. 혼자 시선을 독차지하는 여배우가 아닌 데다 집중력 있는 연기로 상대 배역을 받쳐주기 때문에 전체적인 조화를 이끌어 내는 데 유리하다. 그래서 ‘공주의 남자’ ‘…착한남자’ ‘굿닥터’에서 상대 배역을 맡은 남자 주인공 박시후 송중기 주원을 돋보이게 했고, SBS ‘찬란한 유산’의 한효주와 ‘공주의 남자’의 홍수현 같은 여배우와도 무난한 연기 호흡을 보여줬다.

문채원의 연기를 지도했던 김지수연기아카데미의 김지수 원장은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시청률이 잘 나오는 건 인기 남자배우의 팬덤 덕도 있지만, 문채원이 워낙 받쳐주는 역할을 잘하기 때문이다. 혼자 튀지 않는 부담 없는 이미지라 상대 배우가 연기하기 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굿닥터’의 김성근 CP도 “메디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소극적인 역할에 그치는 게 대부분인데 문채원은 아픈 사연이 있는 남자 캐릭터들을 보듬어주는 밝은 역할의 차윤서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강진주 소장은 “본인이 가진 또렷한 이미지가 없기 때문에 상대역을 잘 만나야 한다. 조화를 이루는 연기 스타일이기 때문에 어둡거나 가식적으로 느껴지는 연기를 하는 배우를 만나면 영향을 받기 쉽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