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함브라궁전의 추억 남자독백
- 작성일2019/05/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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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우]
다시 전화할게요. (전화를 끊고)
왜 당신한테 화를 내냐고?
당신이 이 집 주인이니까! 이 거지 같은 집 주인이 당신이니까!
당신 한 마디로 양심이 없어.
나도 사업하는 사람인데 말이죠.
당신같은 얼치기 장사꾼들을 가장 참을 수가 없거든.
안일하고, 게으르고, 최소한 방을 빌려주고 돈을 받겠단 의지가 있으면
뭐 하나 내놓을 게 있어야 될 거 아니야!
뭘 내놓을 게 있어? 아! 꼴랑 이 라면 하나?
뭔 놈의 방이 변기는 번번이 뚫어 가면서 써야 되고 방에 쥐구멍이 있질 않나,
창문은 열리지도 않아서 질식사 할 지경에, 빌어먹을 계단은 왜 이리 높고,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이 요즘 어디 있어?
아 이 빌어먹을. 최소한 전원꽃이는 있어야 할 거 아니야!
핸드폰 충전 할 때마다 1층까지 내려왔어! 이 꼴을 좀 봐! 좀!
잘 들어요! 내가 지금 백조짜리 프로젝트에 관한 통화를 하고 있는데
이 놈의 충전기가 내 방에선 안되고,
이놈의 바보같은 경보기가 불도 안났는데 울려대서
만약 내가 이걸 놓치면 다 당신 탓이야.
손님에 대한 예의가 없는 집에서 예의를 찾는게 우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