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남자독백대사 천하장사 마돈나 - 동구
- 작성일2013/06/20 16:49
- 조회 576
영화남자독백대사 천하장사 마돈나 - 동구
아파트 옥상 / 오후
(5층짜리 주공아파트 옥상. 난간에 걸터앉은 동구
그 앞에서 생뚱맞게 가오리연을 날리고 있는 종만. 입에는 담배를 꼬나물고 있다. 한숨을 쉬던 동구, 물끄러미 종만을 보다가)
..넌 또 담배는 언제부터 폈냐..
..싫어. 이빨 누래져.
(동구, 툭. 뱉어내듯. 던지는 말) 나, 씨름 관뒀다.
(어…? 하다가. 피식) ..그르게.. 내가 그걸 아직도 하고 있었네..
(종만, 얼레를 동구에게 건네고. 담배 하나를 또 꺼내 피워문다.)
며칠 전 경기에서… 키도 열라 작구 덩치도 되게 작은 선수랑 붙었거든
근데 (미소) ..나 너무 쉽게 졌다.
..있지, 우리 씨름부에 3년 동안 죽어라 씨름만 한 선배가 있는데
그 선배 아직 시합에서 이겨본 적 없대. 한 번도. 3년 동안 진짜 열심히 했는데..
근데, 그 선배보다 완전 더 잘하는 선배가 있거든? 그런 선배도 간단하게 이기는 사람이 또 있드라.
그걸 보다보니까.. 내가 그런 사람들 전부 이기고 우승을 하겠다고 맘먹은게 얼마나 허무맹랑한 건지.. 쫌 알거 같잖어.
(동구, 잠시. 먼 곳을 응시하다가. 스스로, 재차 수긍하듯. 끄덕이며)
맞어.. 막연했어.. 이건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얘기였네.
.. 씨름이 아니면.. 나 이제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