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여자독백대사 문제적인간 연산-녹수
- 작성일2013/04/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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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여자독백대사 문제적인간 연산-녹수
(녹수가 연산의 머리통을 아프게 껴안는다. 연산, 화가 나서 녹수를 밀쳐 낸다.)
요망하다뇨? 날 보시오, 임금. 녹수요. 임금의 사랑을 받아 임금과 함께 웃고 울던 녹수요, 임금과 함께 피바다를 넘어온 녹수란 말이오. 지난 시절이라뇨? 내가 누구하고 살자고 이런 짐을 지었소. 이런 박대 받을려고 한 맺힌 어머니의 피적삼을 입었소?
날더러 혼자 어디로 돌아가란 말이오?! 임금이 내 집인데 어디로 가란 말이오! (두 팔을 벌린다) 이리 오시오. 비록 속좁은 여자의 새가슴이지만, 여기가 임금이 잠들 집이오.
내가 망령이라구요? 내가 아니요. (완산월을 가리키며) 저년이 망령이오, 저년이! (녹수, 완산월을 향해 육박해 들어간다. 완산월 피한다) 저년이 윤비마마의 혼을 뒤집어 쓰고 궁에 들어온 귀신이오, 이년을 물리시오! 이년이 임금 피를 말릴꺼요, 이년을 족치시오!
뭐라구요?(연산, 완산월을 데리고 들어가 버린다.)
그럼 나는 무엇이오? 임금도 어머니도 다시 태어나는 인생이라면, 나는 무엇이요? 나는 누구요?핫하, 그렇구나! 나는 망령이로다. 이 피 냄새 절은 조선왕조 낡은 기둥뿌리 붙잡고 우는 귀신이로다, 으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