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락 남자독백
  • 작성일2020/02/21 18:51
  • 조회 760
[한광훈]

깼어요? 당분간 여기서 지내도 별 문제는 없을거예요.
아, 미안해요. 마취가 덜 풀렸나보다.
낯설어 할까봐 이불이랑 베게도 다 챙겨왔는데. 잠옷도 제가 갈아입혀 드렸어요.
좋아하는데 뭐 이유가 따로 있나.
그 때 편의점에서 나 모른척 한거, 그거 일부러 그런거예요? 진짜 모른건가? 진짜? 어떻게 거기서 날 몰라봐요?
내가 별 볼일 없는 수위라서?
저 좀 봐줘요. 예? 나 좀 똑바로 쳐다보라고.
경미씨가 눈 감고 있을 땐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아... 내가 미친놈에 변태라고 생각되면 그냥 여기서 나가면 돼요. 문도 열어 놨는데.
근데, 혹시나 나가셨는데 저한테 다시 붙잡히면 그땐 팔이랑 발을 잘라야 될 거 같아요.
안 그럼 경미씨 또 도망갈거잖아요.
아, 왜 울어요. 나 무서운 사람 아니에요. 경미씨는 그냥 가만있으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