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타인 여자독백
  • 작성일2019/07/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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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

약점 하나 잡았나보네?
(치마를 들어올린다) 자, 봐! 어때? 만족해? 이 정도는 해야 나를 봐주는구나?
당신이 있으라고 한 곳에 찌그러져서 생각했어.
내가 어두울수록 우리 가족들이 더 밝다, 그래, 괜찮다.
평생 노예처럼, 식모처럼 시키는대로 다 하면서..
근데 문학부 선생님이 나한테 물어보더라. 꿈이 뭐에요? 뭐가 되고 싶어요?
잘못 들은 줄 알았어.
그런 질문은 애들한테나 하는 거잖아.
그래서 글을 썼어. 그냥 벗어나고 싶어서.
당신한테는 그게 막무가내고 천박하고 더울지 몰라도 난 그속에서 뜨거워.
사는 것 처럼 사니까.
내가 전화기에 없는 우리 비밀 하나 알려줄까요?
그날 내가 운전 한 거에요. 술에 취해 사람을 친 건 난데, 자수는 태수씨가 했어요.
음주운전이면 바로 구속이고 그럼 우리 애들은 누가 돌봐요?
태수씨가 다 뒤집어 썼죠.
당신이 나를 위해서 희생하고 가족들을 위해서 희생하고 우리가 선택 한 거 맞지?
근데 당신.. 그날 이해루 내옆에 온 적 있어?
그나마 우리를 붙잡아두고 있었던 건 당신에 대한 내 죄책감이야. 차라리 자수를 할 껄 그랬어. 지난 1년간 당신에게 느꼈던 그 죄책감만 생각하면..
당신 날 사랑하긴 해? 그 때 왜 날 용서한다고 그랬어?
조금도 용서못하고 이러헤 숨도 못쉬게 할거면서..
사람들은 서로 갈라서는 방법도 배워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