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남자독백
- 작성일2019/01/0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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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희]
검사 왜 그만뒀는지 물었지? 말해줄게.
남편이 술에 취해 베트남 부인을 살해한 사건이었어.
며칠 밤을 새면서 조사를 했는데도 피의자는 혐의를 부인했어.
난 그 사람이 범인이라고 확신했어 와이셔츠 목 주위가 되게 더러웠거든.
자기는 절대 안 죽였다는데 난 속으로 셔츠나 갈아입어라 그랬지.
잠깐 밥 먹으러 간 사이에 일이 벌어졌어.
피의자가 화장실에서 자기 셔츠를 꼬아가지고 목매달고 자살한거야.
처음엔 황당했는데 바로 잘못한 게 없나 머리를 굴려봤지.
폭력을 쓴 것도 아니니까 징계위원회에 가서도 당당하게 변호 잘했거든.
그렇게 다 정리되고 아침에 출근을 했는데 또 사건이 배당됐어.
근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미칠 것처럼 겁이났어.
호흡곤란으로 정신을 잃고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의사 말로는 공황장애래.
나 때문에 그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을 견딜 수 없었던 것 같아.
(4082를 쳐다보며) 그래서 그만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