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여자독백
  • 작성일2018/12/1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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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오]

 

내가 차갑다고 생각했겠지.
근데 난 그 엄마가 싫었어.
도움을 받아야하는 사람이 도움을 거절하는 것도,
남편이 폭력적인데 애들이 안전하다고 믿는 것도,
혼자서는 애를 키울 수 없을 것 같아 이혼도 고소도 안하는 것도.

애들이 집엘 못 들어가고 있었어.
집에 아빠가 있으니까.
애들한테 아버지는 폭력을 행사하는 범죄자일 뿐이야.
애들이 순찰차를 보고도 도와달라고 말 할 수 없는 건 엄마 때문이지.
엄마 말을 들어 주는게 엄마 편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나도 그런적이 있어.
그때 그 누구보다 나는 나를 걱정하고 보호했어야 됐는데.
엄마를 걱정하느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아까 성폭행 직전에 우리가 구해 낸 여자도 자기 걱정은 커녕 

결혼 상대자가 이 상황을 어떻게 볼까 그걸 염려하더라.
너무 슬프지 않니?
피해자가 자기 걱정은 안 하고 주변의 시선, 주변사람만 걱정한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