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연기아카데미 탤런트학부 하지훈팀장 언론인터뷰
  • 작성일2013/11/0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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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31028000780&md=20131031004504_AT

 

요즘 이 여배우들의 연기에 말들이 많다. 황정음, 윤은혜, 정려원이다.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였냐”는 시청자들의 뒤늦은 호평이다. 가수 출신 ‘꼬리표’는 진작에 뗐지만, 배우로서의 재평가는 지금에야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안방극장의 타이틀롤을 꿰찬 여배우의 이름엔 2000년대 초반 걸그룹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들어있다. 슈가 출신의 황정음(KBS2 ‘비밀’), 베이비복스 출신의 윤은혜(KBS2 ‘미래의 선택’), 샤크라 출신의 정려원(MBC ‘메디컬 탑팁’)은 한때 걸그룹으로 가요계를 흔들던 ‘언니들’이다.

전문가들은 걸그룹 출신 가수들이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에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자신의 연기를 찾아나가는 진지한 자세”를 꼽지만, 연기력 자체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비밀’을 통해 벌써 13번째 브라운관 나들이에 나선 황정음은 연기력 논란 주홍글씨를 달고 다녔다. 황정음이 연기 출사표를 던진 것은 지난 2005년 ‘루루공주’를 통해서지만 그에 대한 연기 재평가가 이뤄진 것은 2년 전 방영된 ‘내 마음이 들리니(MBC)’였다. 전작이었던 ‘골든타임’에서조차 연기력 부재를 지적받았다.

현재 ‘황정음 재발견’의 가장 큰 이유는 출연 중인 ‘비밀’이 가진 힘에서 나온다. 탄탄한 구성과 잘 짜여진 스토리로 드라마가 탄력을 받자 연기에 대한 재조명이 자연 따르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황정음은 좋은 작품을 만나 재발견된 경우”라며 “원래 눈물연기는 잘하는 배우였지만 시트콤의 연기가 주목받으며 정극 요소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졌다. 이번에는 캐릭터를 잘 만나 주목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고르는 안목 역시 연기자의 능력을 끌어내는 힘이라는 것이다.
 

 


SG연기아카데미의 하지훈 팀장은 “기존에 본인이 가진 색에서 스펙트럼을 넓히며 캐릭터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좋은 선례”라며 “연기에 대한 공부를 통해 성장할 수 있게 됐다. 그간 과감하고 활발했던 연기를 줄이고, 안정된 호흡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윤은혜와 정려원의 경우 트렌디물에 최적화된 배우로 인정받는 경우다.

2006년 ‘궁(MBC)’을 통해 연기출사표를 던진 윤은혜는 ‘포도밭 그 사나이(KBS2)’와 ‘커피프린스 1호점(MBC)’을 통해 ‘소녀장사’ 딱지를 떼고 연기자로 안착했다. 그 이후가 문제였다. ‘로코퀸’ 등극을 노린 듯 연이어 ‘아가씨를 부탁해(KBS2)’나 ‘내게 거짓말을 해봐(SBS)’ 등의 작품을 선택했지만 시청률에선 저조한 기록을 면치 못했고, 덩달아 연기력 논란도 따라붙었다. 발성 문제도 끊이질 않았다. 작품에 따라 편차가 큰 셈이다.

최근 MBC ‘보고싶다’를 통해 익숙했던 로코 옷을 벗은 윤은혜는 트라우마를 지닌 수연 역을 통해 ‘눈물의 여왕’으로 거듭났고, 지금은 ‘미래의 선택’에서 본인의 주특기를 살린 연기로 안방을 찾고 있다. 하재근 평론가는 윤은혜에 대해 “감각적인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청춘스타들이 보여주는 트렌디한 연기를 잘 소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지훈 팀장은 “윤은혜는 트레디물에 편중한 연기로 많은 지망생들의 워너비이긴 하다. 신인 입장에선 캐릭터로 예쁜 척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장도 망가지는 연기도 했지만 연기력으로 승부는 힘들다”며 “대사와 연기 스타일, 외모에 치중한 모습들이 아직까지 트렌디물에 편중한 선택을 하고 있다. 다음 작품에선 새로운 도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려원은 사실 시작부터 대박이었다.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등에 업은 인기로 차기작 주연 자리도 꿰찼다. MBC ‘가을소나기’였다. 하지만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씁쓸한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물론 이후에도 작품활동은 꾸준했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를 비롯해 ‘자명고’ ‘샐러리맨 초한지’ ‘드라마의 제왕’을 통해 주연 연기자로 안방을 선점해 나갔다. 안정적인 연기력은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지만, 정려원의 경우 연기변신폭이 좁다.

전문가의 평가는 분분하지만 배우로 안착한 걸그룹 출신 연기자들에게선 ‘연기하는 아이돌’들의 미래도 보인다. 정덕현 평론가는 “연기력을 흔히 배우들의 고유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견해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캐릭터를 선택해서 그려나가는 것”이라며 “가수 출신이든, 아이돌이든 연기력보다 중요한 것은 집중력과 작품선정과정이다. 반복적으로 도전하며 자기 연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배우로 정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하재근 평론가도 “1세대 걸그룹 출신들이 드라마에 출연해 자리를 잡는 데까지 대체로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 사이 숱한 논란에 휩싸이며 비판을 받던 때도 있었지만 이들의 장점은 꾸준함에 있다”며 “오랜 시간 진정성 있는 꾸준한 노력으로 연기에 매진하면 시청자들도 그 진심을 알아준다”고 설명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c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