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붉은 끝동] 남자독백 - 이산 역 (이준호)
  • 작성일2022/01/0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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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겐 네 오라비가 나보다 더 소중하겠지.

네 동무들이 나보다 소중한 것처럼. 덕임아 나는 널 참 여러 번 빼앗겼어.

그때마다 속이 타들어갔지만 아무 말 못 했지.

더는 그리하지 않는다. 이젠 두 번 다시 너를 빼앗기지 않아.

날 연모하지 않는다 해도 너는 내 것이다. 더 이상 내가 없는 곳에서 홀로 울지 마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지도 마. 넌 평생 나를 보지 않고 살 수 있느냐?

오늘 밤 니가 정말로 날 거부한다면 나는 너를 보내줄 것이다.

대신 두 번 다시 보지 않아. 오늘이 너와 나의 마지막이 되겠지.

내가 너를 연모한다. 너는 나를 연모하지 않아도 좋아.

나를 향한 마음이 어떤 마음이라 할지라도 상관없어. 그저 내 곁에만 있어준다면.

대답해다오. 내가 정말 이 손을 놓아야 하는지. 말해다오. 덕임아.